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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로구 원룸 계약 시간은 출근길 최단거리 계산이었다

구로구 원룸 계약 시간은 출근길 최단거리 계산이었다

구로구 원룸 계약 시간은 출근길 최단거리 계산이었다 도보 7분의 함정 원룸 계약서에 도장 찍을 때 생각했다. "이거 완전 이득이네." 회사까지 도보 7분. 지하철 환승 없음. 버스 시간표 볼 필요 없음. 아침 9시 50분에 일어나도 출근 가능. 월세 65만원, 관리비 7만원. 구로구 치고는 비싼 편이지만 계산해봤다. 지하철 정기권 한 달 6만원. 왕복 2시간 절약. 한 달 40시간. 시급으로 환산하면... 뭐 어쨌든 이득이다. 부동산 아저씨가 "회사 다니세요?" 물었을 때 "바로 앞 건물이요" 했더니 웃으셨다. "젊은 친구들 다 그렇게 구해요. 근데 1년 뒤에 이사 간다니까." 그때는 무슨 말인지 몰랐다.출근길 7분의 변화 첫 달은 천국이었다. 9시 50분 기상. 10분 씻고 입고. 편의점에서 삼각김밥 하나. 회사 도착 9시 59분. 완벽한 시스템. 지하철 탈 때는 출근길에 웹툰 봤다. 음악 들었다. 멍 때렸다. 그게 하루 시작 준비 시간이었던 거다. 지금은 침대에서 일어나자마자 회사 건물이 보인다. 창문 열면 우리 회사 6층 불빛. 누가 야근하는지도 보인다. "아, 3팀 또 야근이네." 출근길 7분 동안 머릿속 정리 시간 없음. 마음의 준비 없음. 집 나서면 바로 업무 모드. 뇌가 적응 못 한다. 회사 근처 카페도 동료들 천지. GS25도 마주친다. "어? 벌써 퇴근?" "아뇨, 저녁 사러요." 이런 대화. 주말 편의점도 조심스럽다. 거리가 가까우니 "잠깐 회사 들를게" 가능해진다. 토요일 오후에 파일 수정하러 슬리퍼 신고 갔다. 일요일 저녁에 태블릿 가지러 갔다. 회사가 내 집 창고 같다.퇴근길 7분의 저주 진짜 문제는 퇴근 후다. 회사에서 7시 퇴근. 집 도착 7시 7분. 숨 돌릴 시간 없이 원룸 문 연다. 회사 스트레스가 그대로 따라온다. 예전엔 지하철 40분이 버퍼였다. 회사 일 생각하다가 음악 들으면서 정리되고. 집 도착하면 "아, 집이다" 전환됐다. 지금은 전환 없음. 팀장이 "이 부분 내일까지" 한 말이 귀에 맴돈다. 7분 걸으면서 사라질 리 없다. 집 들어와서도 "내일 뭐부터 해야 하지" 생각한다. 저녁 먹고 나면 "지금 회사 가면 작업 2시간 할 수 있는데" 계산한다. 실제로 간 적도 있다. 밤 10시에 슬리퍼 신고 회사 가서 1시까지 작업. 집 가서 씻고 자고. 아침 되면 또 7분. 회사랑 집이 분리 안 된다. 물리적 거리 7분. 심리적 거리 0분. 금요일 저녁에도 회사 불빛 보인다. "아, 저 자리 내 자리네." 주말인데 출근한 기분. 창문 커튼 치면 답답하고. 안 치면 회사 보이고.거리 계산의 착각 통근 시간 단축은 맞다. 숫자로 보면 이득이다. 한 달 40시간 절약. 1년이면 480시간. 20일. 교통비 연 72만원 절약. 아침 여유 1시간 더. 객관적 이득 맞다. 근데 빠진 계산이 있었다. 출퇴근 시간은 전환 시간이었다. 회사 모드에서 개인 모드로. 일 생각에서 내 생각으로. 지하철 환승 짜증나도 그게 필요한 거였다. 7분은 전환하기엔 너무 짧다. 뇌가 "아직 회사 근처" 인식한다. 집이 회사 연장선. 휴식 공간이 아니라 대기 공간. 회사 스트레스 심할 때 "집 가서 쉬어야지" 생각했다. 예전엔 지하철 타면서 서서히 풀렸다. 지금은 집 와도 안 풀린다. 회사가 너무 가깝다. 주말에 멀리 나가고 싶어진다. 홍대, 강남, 어디든. 구로구 벗어나고 싶다. "회사 근처 아닌 곳"이 목적지. 거리 자체가 스트레스. 동네 카페에서 작업하다가 팀장 마주쳤다. "오, 여기서 뭐 해?" "개인 작업이요." 어색했다. 회사 근처엔 나만의 공간이 없다. 1년 뒤 이사 가는 이유 부동산 아저씨 말 이해한다. "1년 뒤에 이사 간다." 회사 가까우면 편하다. 아침 여유롭다. 점심시간에 집 와서 쉴 수도 있다. 객관적으론 좋다. 근데 퇴근이 퇴근 같지 않다. 주말이 주말 같지 않다. 집이 집 같지 않다. "회사 근처 산다" 말하면 다들 "좋겠다" 한다. 통근 지옥 겪는 사람들 보면 미안하기도 하다. 실제로 편하긴 하다. 근데 매일 저녁 회사 불빛 본다. 누가 야근하는지 안다. 금요일 밤에도 회사 생각난다. 토요일에 슬리퍼 신고 회사 간다. 거리가 가까우면 경계가 흐려진다. 일과 삶의 경계. 회사와 집의 경계. 업무와 휴식의 경계. 지하철 40분이 아까운 게 아니었다. 필요한 거리였다. 적정 거리의 발견 요즘 생각한다. 이사 갈까. 회사에서 30분 거리. 지하철 4정거장. 환승 한 번. 그 정도면 딱이지 않을까. 출근길 30분에 할 것들. 어제 작업 머릿속 정리. 오늘 할 일 우선순위. 레퍼런스 몇 개 훑어보기. 음악 들으면서 모드 전환. 퇴근길 30분에 할 것들. 회사 일 정리. 내일 생각 조금. 그리고 지우기. 웹툰 보기. 멍 때리기. 집 도착하면 완전히 끄기. 30분이면 회사 불빛 안 보이는 동네. 편의점에서 팀장 안 만나는 거리. 토요일에 회사 생각 안 나는 거리. 가끔 약속 있으면 회사에서 바로 가면 된다. 급하면 택시 타도 2만원 안에. 완전히 먼 것도 아니고 붙어있는 것도 아니고. "통근 시간 아깝다"는 말 이해한다. 실제로 아깝다. 근데 그 시간이 버퍼다. 쿠션이다. 필요한 거리다. 회사 도보 7분은 너무 가깝다. 일상이 회사한테 먹힌다. 계약서의 빠진 항목 원룸 계약할 때 따졌던 것들. 보증금, 월세, 관리비, 옵션, 층수, 채광, 방음, 교통. 빠진 항목. 심리적 거리. 회사 가까우면 월세 아낄 수 있다는 계산. 시간 아낄 수 있다는 계산. 다 맞는 말이다. 근데 "퇴근 후에도 회사 생각나는 스트레스" 항목은 없었다. "주말에 회사 불빛 보이는 우울함" 비용은 없었다. "토요일에 슬리퍼 신고 출근하게 되는 위험" 계산은 안 했다. 숫자로 나오는 것만 계산했다. 시간, 돈, 거리. 숫자 안 나오는 건 생각 안 했다. 마음의 여유, 전환 시간, 경계. 지금 알았다. 출퇴근은 낭비가 아니라 필요다. 거리는 비용이 아니라 투자다. 도보 7분 원룸 계약. 통근 시간으론 성공. 삶의 질로는 실패. 다음 계약은 다르게 할 거다. 회사에서 30분. 그 정도가 적정선.집과 회사 사이, 적당한 거리가 필요했다. 7분은 너무 가까웠다.